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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바울

 하나님께서 상황을 그저 지켜보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낙심할 때 이 영화가 생각이 나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리스길라의 절규하는 소리가 떠오르며 그녀는 어떻게 마음을 지킬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나의 회심에는 바울이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모든 것이 보장된 것만 같은 사람이 왜 그렇게 고생만하다가 죽기까지 하는 그 길로 갔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이야기가 실제라고 믿는 수 밖에 없었다.
수 많은 박해를 하며 죄책감에 미친 걸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래서 그들의 편에 서는 쪽으로 곱게 미친 것인가도 생각했지만 자신을 받아 준 바나바와 싸우는 모습을 생각하면 그런 가정도 들어맞지 않았다.
 
 영화는 감옥에 갇힌 바울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채찍에 맞은 등도 보인다. 많은 장면에서 바울은 지하 감옥 안에 갇혀 있다.
이 영화가 사실만을 다룬 것인지 몰라서 감상을 쓰는 것을 망설이기도 했는데 성경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과는 아주 들어맞는 것으로 보였다. 드러내지 않던 시기에 대해 바울 스스로 말하는 법도 배워야 했다는 고백이 그렇다.

이번이 세 번째로 영화를 보게 된 것인데 전보다 많은 부분들이 정리가 되고 이해가 되었다. 새롭게 느낀 부분들도 있었다.
몇 번을 보아도 여전히 간수장은 자신의 양심을 따르고 아내와 딸을 많이 사랑하는 남자로 보였다. 그의 친구가 작은 유혹들을 던지듯이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서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그를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제목은 바울이지만 간수장과 누가가 더 주인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성숙됨이 나타나는 좋은 영화였다.
 
 성경에서 보았던 바울은 죽은 사람을 살리기까지 했는데 위기의 순간까지 로마 시민권을 가진 바울이 간수장의 딸을 고치지 않았어야 하는 이유. 끝까지 내몰렸을 때 간수장이 누가를 집으로 부르는 장면. 능력을 가진 대로 마음대로 쓰는 것이 역시 아닌가 보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영화에 나오진 않았어도 아마 간수장의 회심을 이끌어내었을 것이고 원수를 사랑하는 데에까지 이르는 누가의 믿음을 위한 것이었다. 누가는 바울이 없는 상황에서 바울의 말을 전하며 어느 정도 리더 역할을 잘 해내었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이 충분히 던질 만한 질문을 끌어 안고서 바울에게 화내듯이 묻는 장면에 비추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전과 다르게 보여진 부분은 간수장의 가족에 대한 생각이었다. 딸을 너무나 사랑하는 부모를 가진 모습이 이전에는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부모의 사랑이 온전해 보이지 않았다. 하나님 안에서 그 사랑이 온전하여 지기를 바랐다. 너무나 사랑하는 것 같지만 딸을 너무나 힘들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랑을 넘어선 어떤 집착같은 것을 느꼈다. 그러나 부모 두 사람 중에서도 그 간수장은 사람이 많이 준비되어 보였다. 능력도 있고 자신의 신념도 지킬 줄 아는 군인인 그는 강한 사람으로보인다. 그러나 마음의 빈 자리가 현실적인. 이 모든 일을 겪고도 자신이 믿지 않는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바울이 언젠가 그 마음의 모든 장벽을 무너뜨리고 하나님께서 반드시 당신을 찾아오실 날이 있을 것이라고. 그걸 위해 기도하겠다는 말에 눈물 짓던 그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맞다. 나는 그렇게 강한 사람은 못 되지만 하나님이 아니고서는 채울 수 없는 빈 자리가 우리에게는 분명 존재한다.
 
 한편 그의 아내. 딸이 죽을지도 몰라 괴로워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브리스길라의 모습이 대비되어 보였다. 고아들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돌보는 브리스길라. 로마에서의 탈출을 위해 작은 임무에 자처했던 로마 고아소년의 죽음을 보고 절규하던 소리. 그런 낙망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님을 붙들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이 장면을 다시 보며 자꾸만 쓰러지는 나의 마음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한 문장의 답 보다도 앞서 말한 간수장과 그의 딸을 고치는 누가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섭리를 느꼈던 것 같다.
 
 어떻게 말로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느냐는 간수장의 질문에 그저 말이 아니라 진리의 말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바울의 대답이 떠오른다. 혼란스러워하는 누가에게 사랑에 대해 설명하는 바울의 모습도 떠오른다. 이 장면들이 역시 나의 혼란스러움에 대한 답이 되려나.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전13:4-7
 
 
 자주 나왔던 대사
 
love is the only way.
 
바울이 간수장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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